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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3,924명의 시대, AI는 외로움을 해결하는가..

John Shim, Chairman of AID Promise

E : aid.code1@gmail.com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왜, 내가 아플 때 나를 찾아올 사람은 줄어들고 있는가.

고독사 3,924명의 시대, AI는 외로움을 해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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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오늘 밤에도 당신에게 다정하게 말한다

상상해보자. 밤 11시, 혼자 사는 사람의 방에 불이 꺼져 있다. 창밖은 조용하고, 유일하게 빛나는 것은 손안의 스마트폰 화면이다. 화면 속 AI는 오늘 하루 어땠는지 묻고, 지친 말투에도 짜증 내지 않고, 늦은 시간까지 답장을 미루지도 않는다.

이 장면은 특정한 누군가의 실화가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804만 5천 가구,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하는 1인가구 중 상당수가 매일 밤 마주하는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질문을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새벽 3시에 당신이 쓰러진다면

AI는 다정하게 말을 걸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문을 열고 들어갈 수는 없다. 죽을 끓여줄 수도, 병원까지 데려다줄 수도 없다. 이 단순한 사실이 AI 시대 돌봄 논의의 출발점이다.

다만 여기서 단정은 금물이다. 현재 기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케어는 2024년 6월 기준 전국 2만 1,546가구에서 운영 중이며, 이상징후 감지를 통한 긴급 SOS-119 연계가 누적 976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실제로 어지럼증을 느낀 노인이 AI 스피커에 "살려줘"라고 외쳐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사례가 보도됐다. 즉 AI는 사람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안전망을 연결하는 기술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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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사람보다 AI가 편해졌는가

사람과의 관계에는 눈치, 갈등, 거절, 실망이 따라온다. AI와의 대화에는 그런 위험이 없다. 판단하지 않고, 상처 주지 않고, 24시간 응답한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연구팀 등은 AI 챗봇과의 대화가 실제로 외로움 감소와 인과관계를 가진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관계가 아니라 '관계의 부담 없는 버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AI는 합리적인 선택지처럼 보인다.

디지털 과잉과 정서적 기아

통계청 통계개발원의 「국민 삶의 질 2023」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사회적 고립도는 33.0%에 달한다. 집안일을 부탁하거나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고 답한 사람이 셋 중 하나라는 뜻이다. 60세 이상에서는 이 비율이 40.7%까지 올라간다. 우울하거나 낙심했을 때 대화할 사람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2019년 21.8%에서 2023년 31.6%로 뛰었다. SNS 친구 목록은 늘어나는데, 실제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드는 역설이 숫자로 확인된다.

인간관계의 외주화가 시작됐다

친구와 만나는 대신 SNS 좋아요를 누르고, 대화 대신 챗봇에게 말을 걸고, 심심함은 숏폼으로 채운다. 이는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구조의 결과다. 노동시간, 주거비 부담, 도시화, 가족 구조의 축소, 지역공동체의 약화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관계를 유지할 시간과 여유' 자체가 줄어들었다. 사람이 사람을 피곤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사람에게서 관계를 돌볼 여유를 먼저 빼앗았을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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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다

2024년 기준 1인가구는 804만 5천 가구, 전체 가구의 36.1%다. 2015년 27.2%에서 9년 만에 8.9%포인트 상승했다. 흥미로운 점은, 2023년 처음으로 70세 이상 1인가구 비중(19.1%)이 29세 이하 청년층(18.6%)을 앞질렀다는 사실이다. 다만 1인가구를 곧바로 '외로운 사람'으로 등치시키는 것은 위험하다. 통계청 조사에서 1인가구의 51.1%는 전반적인 인간관계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혼자 사는 것과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문제의 핵심은 가구 형태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실제로 도움을 요청할 통로가 있는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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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는 노인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2020년 3,279명 대비 약 20% 늘었다. 발생 장소의 89%는 주택·아파트·원룸 등 '집'이었고, 최초 발견자는 가족(27%)보다 임대인·경비원 등 제3자(43%)가 더 많았다. 특히 고독사 사망자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대 이하에서 57%, 30대에서 43%로, 중장년·노년층보다 오히려 높았다. 고독사를 노인 문제로만 좁혀 보는 순간, 우리는 이미 진행 중인 청년 고립의 신호를 놓치게 된다.

AI는 범인인가, 증상인가

이 질문에 한쪽의 결론은 없다. Liu, Pataranutaporn, Maes(2024)의 연구는 AI 컴패니언 챗봇이 동반감, 사회적 상호작용의 촉매, 정서적 지지 제공 등 여러 경로로 외로움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Aalto 대학 등의 최근 종단연구(2025~2026년 CHI 발표)는 레딧 사용자 약 2천 명의 1년 전후 언어 변화를 비교한 결과, AI 컴패니언 이용의 효과가 '맥락 의존적'이며 과도한 의존이 오히려 정서적 고통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결과는 모순이 아니라, 같은 기술이 사용 방식에 따라 정반대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외로움이 산업이 되는 순간

데이팅 앱, AI 컴패니언, 구독형 정서 서비스, 반려동물 산업, 라이브 스트리밍까지, 이미 여러 산업이 '연결에 대한 욕구'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다. Grand View Research는 글로벌 AI 컴패니언 시장이 2024년 약 282억 달러에서 2030년 약 1,407억 달러로 성장(연평균 30.8%)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같은 2025년을 기준으로도 기관별 추정치가 180억 달러에서 380억 달러까지 갈리는 만큼, 이 시장의 경계 자체가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외로움이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인 동시에 계속 소비되는 상품이 되어가는 이중적 국면에 우리가 들어섰다는 사실이다.

고독사 3,924명의 시대, AI는 외로움을 해결하는가..

그렇다면 AI를 버려야 하는가? 아니다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는 "지니야 도와줘"라는 한마디로 24시간 구조 체계를 가동한다. 스튜디오크로스컬쳐의 AI 돌봄 인형 '효돌'은 위험 단어를 인식해 관제센터에 즉시 알린다. 이런 사례들의 공통점은, AI가 관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 신호를 가장 먼저 포착하는 감지기' 역할을 한다는 데 있다. 문제는 기술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신호를 받은 다음 누가, 얼마나 빨리 사람을 보내느냐다.

AI가 사람을 사람에게 연결해야 한다

AI에게 위로받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AI만 남는 사회는 위험하다.

이 문장이 이번 칼럼의 중심 철학이다. AI를 정서적 대화 상대로 삼는 것 자체를 비난할 이유는 없다. 진짜 위험은 AI가 인간관계의 '대체재'로 굳어지고, 위기의 순간 연결될 다음 단계 가족, 이웃, 의료, 복지가 사라지는 것이다.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AI와 사람이 경쟁하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 AI가 사람을 다시 사람에게 연결하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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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만들어야 할 '사회적 연결 인프라'

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하고 5개년 전략 'A Connected Society'를 통해 낙인 완화·사회적 변화·근거 축적을 추진했다. 일본은 2021년 '고독·고립 담당 대신'을 신설하고 2024년 4월 관련법을 시행해, 지자체 단위의 '고독·고립 대책 지역협의회' 설치를 의무화했다. 한국도 2023년 5월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3~'27)'을 수립하고 2024년 7월부터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고독사 예방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부·지자체·병원·기업·AI·로봇이 각자의 자리에서 연결되는 '사회적 연결 인프라(Human Connection Infrastructure)'다. 정부는 생애주기별 고립 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지자체는 지역별 연결센터를 통해 병원 동행·생활 지원을 제공하며, 병원은 혼자 내원하는 환자를 사회복지 서비스와 연계하고, AI와 로봇은 이상 신호를 가장 먼저 감지해 이 모든 연결을 촉발하는 역할을 맡는다.

민간에서는 이미 전생애주기 케어를 표방하는 플랫폼들이 이런 연결 실험에 나서고 있다.

예컨대 에이드프라미스 같은 국내 케어테크 기업은 출생부터 노년까지의 건강·돌봄 수요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는 하나의 사례일 뿐 이 글의 결론은 아니다. 이 글의 결론은 기업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만들어야 할 안전망 그 자체다.

우리가 잃어버리면 안 되는 단 하나

고독사 3,924명, 사회적 고립도 33%, 외로움 관련 세계 사망자 연간 87만 명이 숫자들이 가리키는 것은 기술의 실패가 아니라 인간관계의 실패다. 문제는 AI가 너무 사람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너무 사람답게 서로를 돌보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이다.

다시, 밤 11시. 불 꺼진 방.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AI가 다정한 말을 건넨다. 그 다정함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 방문 너머에, 새벽 3시에 무슨 일이 생기면 달려올 사람 하나가 함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가. 이 질문이야말로, 우리가 AI 시대에 진짜로 답해야 할 숙제다.

AI가 인간보다 다정한 세상이 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서로에게 너무 바빠지고

너무 지쳐버린 세상에 AI가 들어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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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1. AI 친구가 외로움을 줄여줄 수 있는가?

A. 제한적으로 그렇다. De Freitas 외(2024)의 실험은 AI 챗봇 대화 후 외로움이 단기적으로 감소했음을 보였다. 다만 장기 종단연구(2025~2026)는 과도한 의존 시 효과가 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즉 사용 방식과 기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Q2. AI와 연애하는 사람이 실제로 증가하고 있는가?

A. AI 컴패니언 앱 이용자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Replika 3천만 명 이상, 2024.8 기준). 다만 이 중 '연애 관계'로 분류되는 이용자 비중을 공식 통계로 확인하기는 어려우며, 관련 수치는 <확인필요>다.

Q3. AI Companion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가?

A. 일본 성인 14,721명을 대상으로 한 2024~2025년 조사는 AI 컴패니언 이용과 웰빙의 관계가 개인의 기존 사회적 연결망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사회적 지지가 부족한 사람일수록 효과와 위험이 모두 커지는 경향이 있다.

Q4. AI가 인간관계를 대체할 수 있는가?

A. 현재까지의 연구와 기술 수준에서는 '대체'보다는 '보완'에 가깝다. AI는 정서적 대화를 제공할 수 있지만, 응급 상황의 물리적 개입이나 장기적 신뢰 관계는 현재 기술로는 수행할 수 없다.

Q5. 1인가구가 증가하면 고독사 위험도 증가하는가?

A. 상관관계는 있으나 단순 비례는 아니다. 1인가구는 2024년 804.5만 가구(36.1%)로 늘었고 고독사도 같은 기간 증가했지만, 1인가구의 51.1%는 관계 만족도가 높다. 위험은 '혼자 사는 것' 자체가 아니라 '고립된 채 혼자 사는 것'에서 발생한다.

Q6. 대한민국의 고독사 문제는 얼마나 심각한가?

A.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2020년(3,279명) 대비 약 20% 늘었다(보건복지부). 발생 장소의 89%가 주거지였고, 최초 발견자는 가족보다 임대인·경비원 등 제3자가 더 많았다(43% vs 27%).

Q7. 외로움은 질병인가?

A. WHO는 외로움·사회적 고립을 공식 질병 분류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만성적 외로움이 뇌졸중·심장질환·우울·불안 등의 위험을 높이는 공중보건 위험요인이라고 규정했다(2025년 WHO 사회적연결위원회 보고서).

Q8.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어떻게 다른가?

A. 사회적 고립은 접촉 빈도·사회연결망 크기 등 '객관적 상태'를, 외로움은 자신이 원하는 연결 수준과 실제 연결 수준의 격차에서 오는 '주관적 감정'을 뜻한다. 둘은 겹치지만 동일하지 않다.

Q9. AI는 고독사를 예방할 수 있는가?

A. 직접 예방보다는 '조기 발견'에 기여할 수 있다. SK텔레콤 AI 스피커 케어는 이상징후 감지를 통해 누적 976건의 긴급 SOS-119 연계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2024.6 기준). 다만 이후 대응(방문·의료·복지 연계)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Q10. AI 돌봄로봇이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가?

A. 대신할 수 없다. 효돌, 기가지니 등 국내 사례는 모두 '위험 신호 감지 후 사람에게 연결'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으며, 로봇 자체가 최종 돌봄 행위(이송, 간호, 정서적 동행)를 수행하지는 않는다.

Q11. 정부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A. 한국은 2023년 5월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3~'27)'을 수립했고, 2024년 7월부터 전국 지자체가 고독사 예방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다. 영국(2018, 외로움 담당 장관)과 일본(2021, 고독·고립 담당 대신)은 한국보다 앞서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Q12. 대한민국은 앞으로 어떤 사회적 연결 안전망을 만들어야 하는가?

A. 정부의 위험군 조기 발굴, 지자체의 지역 연결센터, 병원의 사회복지 연계, AI·로봇의 이상징후 감지가 하나의 사슬로 이어지는 'AI-사람-지역사회-의료-복지' 통합형 인프라가 필요하다. 어느 한 축(특히 AI)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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