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군 세종대왕의 그늘에 가려졌던 이름, 소헌왕후. 재난 앞에서 백성과 함께 선 그녀를 새롭게 조명한 역사소설, 한성대화재 소헌왕후를 만나보세요.
역사는 그녀를 세종대왕의 왕비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 밤, 불타는 도성 한복판에 서 있던 것은 왕비가 아니라 한 사람이었다.
세종대왕은 우리가 아는 가장 위대한 성군이다.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과학과 문화를 꽃피운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그 곁에 서 있던 한 여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소헌왕후는 오랫동안 세종대왕의 왕비라는 수식어 안에서만 존재해왔다. 이름은 알아도,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떠올리는 이는 드물다.
『한성대화재 소헌왕후』는 바로 이 지점을 정면으로 다룬다. 소설은 그녀를 왕의 배우자가 아니라, 국가적 재난 앞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인 한 명의 주체로 세운다. 1426년 한성을 덮친 대화재의 밤, 그녀가 마주한 것은 궁궐의 안온함이 아니라 잿더미가 된 도성과 그 위에서 통곡하는 백성들이었다. 그 참혹한 풍경 앞에서 그녀가 무엇을 느끼고 어떤 결심을 품었는지, 소설은 실록이 남기지 않은 그 내면의 시간을 섬세하게 복원한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소헌왕후를 주인공으로 세웠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작가 예선영은 그녀를 성군의 조력자나 배경 인물이 아니라, 시대를 함께 만들어간 또 하나의 중심으로 그린다. 글을 읽지 못해 억울함조차 호소할 수 없었던 백성들을 지켜본 그녀의 경험은, 훗날 조선의 역사를 바꾸게 될 어떤 흐름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소설을 따라가며 직접 확인해야 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흐름의 시작점에 소헌왕후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역사 속 여성 인물을 다루는 소설은 많지만, 대부분은 권력 다툼이나 궁중 암투의 틀 안에 갇히곤 한다. 이 작품은 다른 길을 택했다. 소헌왕후를 정쟁의 주인공이 아니라, 재난 앞에 선 인간, 백성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은 리더로 그려낸다. 그녀가 화재 현장에서 목격한 것은 신분과 무관하게 닥쳐오는 죽음이었고, 그 앞에서 그녀가 보인 태도는 왕실의 위엄이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이었다.
소설은 또한 그녀의 개인사, 특히 아버지 심온의 죽음이라는 개인적 비극까지 함께 조명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잃은 슬픔을 견뎌낸 한 여성이, 어떻게 국가적 재난 앞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이 소설의 가장 깊은 결이다. 왕비이기 이전에, 딸이었고, 어머니였고, 한 인간이었던 소헌왕후의 얼굴이 이 소설 안에서 처음으로 온전히 드러난다.

세종대왕이라는 거대한 이름 뒤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이름들을 놓치고 살아왔을까. 이 소설은 그 질문 하나로 시작해서,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서는 소헌왕후라는 이름을 완전히 다른 무게로 마음에 새기게 만든다.
결말은 여기서 밝히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을 덮고 나면, 세종대왕의 시대를 이야기할 때 더 이상 그의 이름만을 떠올리지는 않게 될 것이다.
예선영 작가 소개

예선영 작가는 10년 동안 소헌왕후를 연구했고, 4년 동안 이 작품을 집필했다. 그는 역사 속 여성의 자리를 되찾아주는 데 오랫동안 천착해온 작가다.
실록과 사료를 근거로 삼되, 그 위에 소헌왕후라는 인간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그려 넣었다.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 역사를 되살리는 글, 기억되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작가. 그 정체성이 이 작품에서 가장 깊은 울림으로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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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읽어야 하는가
2026년은 소헌왕후 승하 580주년이자 훈민정음 반포 580돌이 되는 해다.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는 자리에서, 이제는 그 곁에 있던 사람의 이름도 함께 불러야 할 때다.
역사가 오랫동안 놓쳐온 이름을 지금 다시 부르는 일, 그것이 바로 지금 이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한성대화재 소헌왕후』는 YES24, 교보문고, 알라딘, 네이버도서를 비롯해 전국 지역서점과 전자책 플랫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세종대왕의 시대를 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라면, 이번에는 그 곁의 이름부터 시작해보길 권한다.
서점 매대에서든, 전자책 화면에서든,
소헌왕후는 이제 자신의 이름으로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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