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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악의 국가재난 실화 바탕, 세종이 존경한 부인, 소헌왕후가 열다 I『한성대화재 소헌왕후』, 예선영 작가

문화 · 신간 칼럼

『한성대화재 소헌왕후』, 예선영 장편소설 출간 기념

Columnist John Shim

불길 속 목구멍, 세종이 제일 존경한 부인, 소헌왕후가 열다
예선영 작가 I
『한성대화재 소헌왕후』 집필 모습

한성대화재, 첫 불씨

1426년 음력 2월, 한성부 행랑 116간과 중부의 인가 1,630호와 남부의 350호와 동부의 190호가 연소되어 하룻밤 사이 한성이 잿더미로 변했다. 조선왕조실록은 이 화재로 죽은 백성의 수를 담담히 기록했지만, 그 불길 속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삼켰는지 알려주는 목소리는 없었다.

예선영 작가는 그 침묵의 자리에 소헌왕후를 세운다. 10년을 품고 4년을 눈물로 써 내려간 대하역사장편소설 『한성대화재 소헌왕후』는, 문자혁명의 기원을 세종대왕의 서재가 아니라 불타는 도성 한복판, 한 여인이 목격한 백성의 절규에서 다시 찾는다.

오는 7월 16일, 이 대담하고 정직한 상상력이 마침내 독자 앞에 펼쳐진다.

불이 만들고 상처가 빚은 위대한 문자 I 한성대화재라는 퍼즐 조각

1426년의 한성대화재는 단순한 화재 사고가 아니었다. 조밀한 초가와 행랑이 이어진 도성의 구조, 늑장 대응, 그리고 화재 이후 드러난 백성 구휼 체계의 허술함까지, 이는 국가 시스템 전반의 균열이 한꺼번에 드러난 사건이었다.

예선영 작가는 이 재난을 훈민정음 창제의 '심리적 뇌관'으로 해석하는 대담한 상상력을 펼친다. 이 설정은, 훈민정음 창제라는 문자혁명에 서늘한 실감을 불어넣는다. 이는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가설 사이, 정직한 인문학적 상상력이 만들어낸 서사적 성취다.

불길 속 목구멍, 세종이 제일 존경한 부인, 소헌왕후가 열다
경기도 수원 소헌왕후의 부친 영의정 심온 선생의 묘 I 예선영 작가

백성의 목구멍에서 스물여덟 자의 기적까지

작가는 지은이 후기에서 '인간의 목구멍'을 이야기한다. 훈민정음을 국가적 상처에 대한 방어기제로, 소헌왕후를 그 상처를 몸으로 번역한 첫 번째 증인으로 규정한 대목이다.  소헌왕후의 몸을 통과해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으로 응축되는 과정이 이 소설의 심장부를 이룬다.

'침묵이 가장 선명하게 들리는 곳이 목구멍'이라는 작가의 통찰은, 말하지 못한 자들의 소리를 문자로 되돌려주고자 했던 세종의 뜻과 정확히 포개진다. 불이 태운 것을 백성의 글이 다시 세웠다는 이 서사의 축은, 훈민정음을 권력의 발명품이 아니라 고통에서 태어난 공동체의 언어로 재정의한다.

10년을 품고 4년을 울며 쓴 집념 I 창작의 마지막 불꽃

기자 출신이면서 기업인인 예선영 작가는 현장의 사실을 기록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10년 전 인왕산에서의 짧은 스침, 지나가던 누군가가 건넨 '예전에 소헌왕후셨네요'라는 한마디가 오래도록 마음에 얹혔고, 이후 10년의 고증과 4년의 집필이 이어졌다.

밤마다 울면서도 다음 문장을 향해 나아갔다는 그의 집필기는, 저널리스트의 사실 검증 태도와 소설가의 인문학적 상상력이 어떻게 한 사람 안에서 만나는지를 보여준다.

불길 속 목구멍, 세종이 제일 존경한 부인, 소헌왕후가 열다
예선영 작가 I 박태준 만화회사 I 프론트서울 신사동

그 대장정의 마지막 페이지는 박태준 만화회사 1층, 신사동 프론트서울에서 마무리되었다. 또 다른 이야기 매체가 숨 쉬는 만화회사의 작업 공간에서, 그리고 도심의 소음을 뒤로한 신사동의 작업실에서, 작가는 4년간 붙들어온 원고의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 편의 대하소설이 완결되는 순간은 화려하지 않았다. 다만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소헌왕후의 목소리가 문자로 완성되는 시간이었다.

『한성대화재 소헌왕후』가 주목받는 이유

『한성대화재 소헌왕후』가 갖는 문학적 무게는 세 층위에서 확인된다.

첫째, 실록의 여백에 정직한 가설을 세우는 역사소설로서의 성실함이다. 사료가 침묵하는 자리를 상상력으로 메우되, 그 상상력이 실록의 시간과 인물관계를 벗어나지 않는 균형 감각을 지켰다.

둘째, 국가적 재난과 문자 창제라는 거대 서사를, 한 여성의 몸으로 통과시킨 감정의 서사로 풀어낸 구성력이다. 훈민정음 창제를 '제도사'가 아닌 '고통과 공감의 서사'로 다시 쓴 시도는 이례적이다.

셋째, 기자 출신 작가만이 가능한 사실 검증의 밀도와, 10년을 품은 문학적 진정성이 결합된 문장의 힘이다. 정식 출간을 앞두고 문학평론가, 조선사 연구자, 동료 작가들의 추천사가 이어질 예정이며, 그 평가는 이 서사가 던지는 질문의 무게를 더욱 뚜렷이 증명해줄 것이다.

불길 속 목구멍, 세종이 제일 존경한 부인, 소헌왕후가 열다
『한성대화재 소헌왕후』
마스코트 "사자탈"

역사는 언제나 바닥에서 위로 흐른다

2026년은 소헌왕후 승하 580주기이자, 한성대화재 600주기가 되는 해다. 도서출판 지누는 오는 7월 16일 전국 서점에서 신간을 선보이며, 예선영 작가는 이를 기념해 300부 한정 특별판을 예약 판매한다. 작가의 친필 사인과 고유 번호가 담긴 이 특별판은, 한 여인의 침묵을 글로 되살려낸 소설에 걸맞은 헌사다.

조선 최악의 국가재난 실화 바탕, 세종이 존경한 부인, 소헌왕후가 열다 I『한성대화재 소헌왕후』, 예선영 작가
예선영 작가 I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 소헌왕후 영릉
조선 최악의 국가재난 실화 바탕, 세종이 존경한 부인, 소헌왕후가 열다 I『한성대화재 소헌왕후』, 예선영 작가
2023년 4월 9일 I 예선영 작가 방문
심회(沈澮), 영의정 심온의 아들이며 소헌왕후의 동생 I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역사는 위에서 아래로 명령하지 않는다. 오히려 바닥에서, 이름 없는 이들의 고통과 공감에서부터 위로 차오른다. 훈민정음이 그러했듯, 소헌왕후의 이야기 역시 지금 다시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오늘, 무엇으로 사람을 지키고 있는가.

2026년 4월 28일 I 여주 세종대왕릉 I 소헌왕후 기신제
조선 최악의 국가재난 실화 바탕, 세종이 존경한 부인, 소헌왕후가 열다 I『한성대화재 소헌왕후』, 예선영 작가
예선영 작가 직인


작품 정보

도서명『한성대화재 소헌왕후』
작가예선영 지음
출판사도서출판 지누 I 바로가기 ☞ (jinubook.com)
가격24,000원 I 한글 24자 값 I 수익금 일부 국제돌봄연합에 기부
출간일2026년 7월 16일 전국 서점 출간
조선 최악의 국가재난 실화 바탕, 세종이 존경한 부인, 소헌왕후가 열다 I『한성대화재 소헌왕후』, 예선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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